노인의 상실감과 자살

우리나라는 OECD 20여 개 국가 중에서 노인의 자살률이 제일 높은 나라이다. 우리나라의 노인 자살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겠다.

 

1. 노인의 상실감

(1) 노인의 상실감의 이해

노인의 상실감은 신체기능의 저하, 자신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나 사물과의 이별, 상실 등의 경험으로부터 느끼는 무력감, 슬픔, 분노, 불안, 좌절, 실패감 등의 부정적이고 복합적인 감정상태를 의미한다. 상실감은 건강상실, 경제적 상실, 역할 관계의 상실, 사별상실 등이 있으며 이때 느끼는 상실감이 증가할수록 자살이 증가하게 된다. 노인은 젊은 시절에 당연하게 누렸던 물질적, 심리적, 사회적 요소의 상실이 있다. 노년기의 상실감은 노화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경험이며 노인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이다. 따라서 노년기 경험하는 상실감은 가족, 친구, 지역사회, 국가라는 공식적 • 비공식적인 다양한 관계망에서의 지지가 중요하다. 이러한 노인 지지를 통해 노인의 삶의 의미를 찾으며 긍정적인 자아상을 유지하고 나아가 위기상황에도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2. 노인의 자살

(1) 노인의 자살에 대한 이해

노인의 자살률은 많은 나라에서 어느 연령층의 자살률보다 높다. 2019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을 비교해 봤더니 10대는 5.8명, 20대 17.6명, 30대 27.5명, 40대 31,5명, 50대 33.4명, 60대 32,9명, 70대 48.9명, 80대 이상 69.8명으로 50대 이후 늘다가 70대 이후 자살률이 눈에 띄게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우리나라 노인들의 자살률은 OECD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19 자살예방백서'에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자살률(인구 10만 명당)은 2015년 기준 58.6명으로, OECD 18.8명보다 훨씬 높고 2위 슬로베니아 38.7명과도 큰 격차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장수 국가인 일본은 22.8명으로 11 위를 기록했고, 2000년대 초반 자살국가라는 오명으로 유명했던 핀란드도 15.1명으로 19위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2) 노인이 자살을 생각하는 이유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노인실태조사'를 보면 65세 노인의 21.1%가 우울증상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6.7%는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자살을 생각해 본 적 있는 노인들 가운데 13.2%는 자살을 시도한 경험도 갖고 있었다. 노인들이 자살충동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그 원인을 제거해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살을 생각하는 이유 중 1위가 바로 경제적 어려움인데,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27.7%가 바로 생활비 문제를 꼽았다. 이어 본인의 건강문제가 27.6% 부부, 자녀 친구와의 갈등과 단절이 18.6% 등으로 나타났다. 인생의 말년에 돈 없어서 죽음을 생각해야 하는 현실, 그리고 몸이 아파 더 이상 정신적으로 버티기 힘든 현실이 노년기에 큰 고통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경제적 빈곤, 건강의 악화, 신체질환, 통증, 상실, 사회적 고립감과 같은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정신사회적 스트레스가 심할 때 자살을 시도한다.

(3) 노인 자살의 특징

• 다른 연령층에 비해 치명적인 방법을 사용하며 사망률이 높다.

• 충동적이기보다 일정 기간 심사숙고한 결과이다.

• 하나의 요인보다는 복잡한 요인이 상호작용하여 결정한다.

• 노년기의 자살은 우울증과 관련성이 높다.

• 노인의 자살은 신체질환과 연관성이 높다.

• 자살을 시도하기 1개월 이내에 의료기관을 방문한다.

(4) 노인 자살의 전조증상

a. 감정 표현 부분

• 근심과 슬픔이 가득한 얼굴 표정을 짓는다.

• 자주 눈물을 흘린다.

• 감정을 잃어버린 듯 멍한 표정으로 지낸다.

b. 언어 표현 부분

•"더 살아서 뭐 하나."

•"이만큼 살았으면 됐지."

• "살만큼 살았다."

•"너희들에게 부담되기 싫다."

•"나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c. 행동 표현 부분

• 자꾸만 혼자 있으려고 한다.

• 옷차림이나 위생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 술을 많이 마신다.

• 병에 걸려도 약을 먹지 않는다.

• 재산이나 신변을 정리한다.

• 소중히 여기던 물건을 나누어준다.

• 약을 구입하여 모은다.

(5) 노인 자살 대처 방법

자살은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그러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살위험을 평가해야 한다. 자살을 사정하는 방법으로는 자살생각을 얼마나 했는지, 자살계획을 구체적으로 했는지, 자살하려는 시간, 장소 등 상세한 내용은 어떤지 등을 질문한다. 내적 자원, 즉 성격, 대처전략이 무엇인지 기술하고 외적 자원으로서 돈, 가족, 친구, 사회자원 등을 사정해야 한다.

a. 자살의도를 가진 노인을 대처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신뢰감과 라포 형성

• 자살신호를 감지했다면, 혹시 자살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지, 왜 죽으려고 하는지 질문하기

• 자살하려는 충동과 느낌을 자신의 말로 표현하도록 하기

• 노인의 말을 귀 기울여 주의 깊게 경청하고 그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기

• 자살충동자의 분노감을 이해하고 관리하기

• 의도적이고 감정이입 상태로 경청하기

• 옳고 그름을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기

• 문제에 대한 개인의 인식에 초점을 맞추기

•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기, 죽고 싶다는 말은 도와달라는 말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 가지기

• 자살신호를 보내는 노인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간과하지 않기. 지지적 네트워크를 수립하고 회복하도록 도와주기

b. 자살의도를 이미 굳힌 노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즉각적인 조치들을 취한다

• 위험한 상황이나 물건을 제거하여 즉각적인 위험을 줄임

• 가족, 친구. 전문가를 계속 옆에 있게 해서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

• 약물이 필요한지 평가

• 노인에게 현재 가장 힘겹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초점을 맞춤

• 다음 모임 때까지 자살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냄

• 내적, 외적 자원들을 동원

• 노인이 혼자 있는 상태를 방지하기 위한 지속적이고 구조화된 계획을 수행

• 자살은 자신의 생을 통제하는 왜곡된 방법이다. 자살행위의 예방은 우울을 완화하고 자신의 생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회복과 관련되어 있음